김 훈(2009-09-14 11:05:54, Hit : 4282, Vote : 0
 2박3일-가운뎃 밤(그 절반만)

진도 첫날밤은 알게 모르게 비몽 사몽 찾아 들었다.
남도 바닷가에 퍼지는 6인조 오케스트라 - 봄 바다의 향연."잠의 서곡"

끊어질 듯하다 이어지면서 가슴을 아리게 하는 비(鼻)파 연주,
간헐적으로 숨 넘어가는 듯한 절정의 쌕,쌕,쌕,쌕소리를 내는 색(色)소폰 연주,
완급을 조절하면서 결정적인 드르렁 소리를 내는 드럼 연주,
연주 중간 휴지부를 알려주는 푸,푸 거리는 바순(脣) 연주,
연주 중간 중간 누가 악보를 그렸는지 일제히 연주를 멈추는 적막함.
이 적막감은,이러다 연주자들이 일제히 연주를 아주 끝내는 것 아닐까하는 극도의 불안감.

이렇듯 각각 다른 악기로(코,입술,목구멍,기도....),다른 연주 기법으로 연주하는
완벽한 불협 화음이지만 우리들은 모두 마음 편하게 마음 따스하게
완벽한 봄 밤의 잠을 이루었다.







역시 대왕하고 성골은 아침 기상부터 갑골,진골,개골,잡골과 달랐다.
대왕광세는 일찍 일어나 바닷가 산책을 떠났고 성골 희서는 전망대에 올라 바닷가를 조망하고 왔다.
기타 나부랭이들은 누워있거나,앉아 있거나.서 있거나 .....알아서들 잘하고 있다.

개골건정의 지털과 남털은 아침 분열식을 하는 듯 분리되어 있고 게다가 지털은 아침 거총을 하고 있네.
아랫 대가리는 아침바다 건너가서 조그만 섬 위로 발딱 솟아 올랐네
저기,바닷가 섬위에 대가리 보이지요?
(방바닥에서 저기까지 뻗었으면 얼마나 긴거여,,,천하에 쓸데 없이 )

오늘은 완도 청산도 기행이다.
서편제를 보며 아리아리랑,쓰리쓰리랑 하면서 롱테이크 촬영으로 인상 깊었던 장면 속으로.....

(돌발 유치 개그 퀴즈)
아리랑과 쓰리랑의 엄마는 누구일까요?

아리아리랑,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난네,에헤헤

완도 연안 여객선 터미날로 이동 중에 계속 개골건정이가 칭얼댄다.
"내 돈 내놔,,아니면 션한 맥주 사던지..."
어제 쓰마하면서 6,800원을 잃었다고 딴 돈을 사회에 환원하라는거다.
나는 1,100원 땄고,광세는 2,300원 땄는데 배판으로 불려놓고 떼거지를 쓴다.
참다 못한 대왕광세가 시골 농협 슈퍼에서 션한 캔 맥주 하나를 하사하신다.
조용하다. 애덜은 아무거나 하나 앵겨주면 혼자 조용히 잘 논다.에구 개골 같으니라고...







배편을 기다리는 동안 기타 나부랭이들은 은밀한 눈길을 주고 받더니
공식적으로는 "배에서 먹을 완도 전복 사가지고 올게"하더니 휑하니 내뺀다.
건정이가 나보고 또 칭얼댄다."내 돈 내놔,아니면 소주 사던지..."
돈 잃은게 개골에서 성골로 품격이 높아진 것처럼 뭔 벼슬이라도 한 줄 아나,,,우세도 그런 우세가 없다.
전복 포장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내친 김에 전복을 먼저 시식해 보기로 했다.

5인분 포장을 준비시키고 소주를 한 병 시켜 먼저 준비된 1인분을 식탁에 올렸다.
포장해서 들고 가서 먹으나 배에 넣고 가나 배에 가서 먹나 그게 그겨,자,한 잔 혀.
배에 가면 또 하면 되지,,자,혀!

전복이 너무 딱딱하지 않을까 하는 약간 심리적인 부담이 앞섰지만
젓가락을 거부하는 전복살의 탱탱함,하지만 혀에 닿자 마지 속살처럼 부드럽게 무너진다.
아,바닷 내음같은 짭조름함과 해초들의 반란.

한 병이 두 병이 되고,포장 1인분이 3인분이 되고.
5인분 포장 값을 지불하고 4명이 눈치를 보다 결론을 내린다.
"이건 공금여,6명중 4명이 먹었응께,글고 이따 배에서 안 먹으면 되자녀" 땅!땅!땅!

뱃머리에서 먹다 남겨 온 전복과 소주를 풀어 판을 벌렸다.
바닷 바람이 이리 시원했던고,,,바닷 바람이 이렇게 좋은 안주였던고,,,,
에라,제길.이렇게 뱃머리 술 맛이 좋은 줄 알았으면 공금 횡령 안하고 떳떳하게 배에서 먹을 걸,,,,









뱃길 50여분만에 청산도 항에 내렸다.
대왕 광세와 성골 희서가 청산도 걷고 난 후의 식사 예약을 위하여 식당을 물색한다.
그런건 높으신 분들이 알아서 혀슈.우리는 하라는 대로 할팅게
기타 나부랭이는 먹골 인규의 지휘하에 싱싱한 해물을 구경하며 갑오징어 회를 포장한다.
산삼보다 좋다는 바다 홍삼.(쫄깃쫄깃 할텐데,,먹골인규 잘 씹을라나 몰라)
먹골 인규는 먹을 건 참 잘 챙겨,걔만 따라 다니면 굶지는 않을겨.

참,포근하고 아늑한 길이다.
길이 곧바르게 뻗어 있더라면 거부감과 조급함이 생기겠지만,적당한 거리에서 구부러지고
옆에는 맑은 바닷가가 보이고.
길에 안기고 싶다.솜사탕보다 더 포근할 듯 싶다.

깨끗한 바다가 보이는 동네 어귀에 평평한 바위에 자리를 잡았다.
바다 한가운데 배에서 마시는 술 맛을 감탄했더만,조금 떨어져서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술 맛은 더 할세.
바다 품 보다는 조금 떨어져 있는게 더 애틋한 그리움인가보이.
적당한 거리의 멀어짐.이건 그리움.
보이지 않는 거리의 가슴 미어짐,이건 이별의 슬픔

좀 쉬었다 쓸뀨...



박태호 (2009-09-15 05:53:38)
그립다.
좋았겠다.
나도 다음에는 꼭 낑거주라.
김건정 (2009-09-15 17:44:29)  
우리 모임이 누가 낑겨주고 말고가 아니고.
걍 오면 되는규. 친구는 아무나 올 권리있고.
다녀보니 많이 갈수록 더 푸짐해지고 더 끈끈하고.

사진 보니까 또 가고싶네.
조갠지 전복인지 입맛이 팽 돌려하고.
(나이 들어선가 식탐이 좀 는듯)

그나저나 훈이가 요즘 정열적으로 집필중이시네.
얼마전 옻닭인지 뭔지 드셨다더만 내공이 곱배기로 는듯혀.
미경씨 좋겠다. 힘도좋고 코도 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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